어제 힐링캠프에 양현석씨가 나와서 서태지와 처음 만난 이야기를 했나보다.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그걸 보고 그런건지 씨네21의 김혜리 기자님이 이런 말을 트윗에 올렸다.
'서태지'라는 스스로에게 지어준 이름으로 불렸던 소년의 만 열 아홉 살 무렵 조용하고 단호한 행보를 머릿속에 그려보면 언제나 마음
한 구석이 드라이아이스에 덴 것처럼 서늘해진다.@imagolo
조용하고 단호함. 서태지는 만 열아홉에만 그런 게 아니다.
은퇴할 때도 조용하고 단호했고
결혼을 할 때도 이혼을 할 때도 컴백을 할 때도 수없는 법정 싸움을 할 때도 그랬다.
악기를 점검할 때도 연주를 할 때도 심지어 춤 리허설을 할 때도 그랬다.
남의 말은 잘 들어 주는데 듣고 나서도 자신의 원래 소신을 꺾지 않는다.
얼마나 조용한지 그의 비밀결혼을 아는 지인이나 친구는 단 한명도(!) 없었다.
그 모든 행동을 할 때에 수없이 많은 계획이 그의 머릿속을 들고 나갔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수많은 잔머리를 굴리는 타입이 아니다. 그런 사람들은 표정도 수시로 바뀌지.
어떻게 아냐고? 내가 그러니까. 허헐.
그는 그저 간단하고 명징한 초심만 기억한다. 기억하려고 애쓴다.
자기 자신의 기준에 맑게 비추어 본다. 되면 하고 아니면 안한다.
그것은 중학생부터, 가출을 했었고 술먹는 친구를 옆에서 보았고, 음악을 시작했던 중학생 때부터다.
그리고 30년 가까이 이어진다.
김혜리 기자가 조용, 단호, 드라이아이스라는 말들을 쓴것은 차가운 얼음공주라는 내가 즐겨 썼던 수식어와 일맥 상통한다 싶다.
열정으로 자신을 불사르는 스타일이 아니지. 인상만으로는 박진영이 그런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공백기라 그렇겠지만 요즘 나의 글쓰는 행태가 서태지의 활동이나 서태지의 팬덤에 대한 내용보다는 서태지에 집중하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그가 어떤 인간인가 하는 데에 대해 사색이 많아지기 때문이겠지.
특히 결혼-이혼을 접하고서는 더 생각이 많아졌다. 서태지라는 인간에 대해서. 사실 더 잘 알게 된 것 같은데 거기에 신기하게도 경외스럽고 범접 못하겠다는 느낌이 더해졌다.
서태지에 대한 글을 쓰고는 싶지만 사실 별 뾰족한 팩트가 없다. 남들 아는 거 뿐. 음악을 세세히 분석하지 못한다면 그저 인간에 대한 인상비평을 해야 하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다. 1년 전의 거대한 드러남이 있고 나서는 사실 더 떠들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것은 팬사이트들과 결별을 선언해야만 가능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고 자신 없었다.
김혜리 기자의 수식어를 보니 쓰고 싶은 말들이 마구 떠오른다. 그러나 아마 자기 만족에 그치겠지. 나만의 레고를 빚는 일에 그치겠지.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다 다르게 그와 관계를 맺고 있을 텐데도 평가와 인상이 일치하는 것 보면 신기하다. 그가 일관된 사람이기 때문이겠지.
예전에도 한번 얘기한 적 있지만...김혜리 기자가 서태지를 만나면 질투나겠지만 좋을 것 같다. 진짜.
http://ozminerva.egloos.com/5506902

최근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