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우주만물의 일부가 나. 신, 예수, 종교, 영성

신앙을 갖는다는 건 나와 온 우주만물이 한 몸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은 내 존재가 우주만물의 일부일 뿐이라는 절대 겸손이자 내 신념에 우주만물의 힘이 개입한다는 절대 용기이다. -김규항

이건... 뭐랄까. 요즘 나의 생각과 거의 100퍼센트 일치하는 언설이라고나 할까.
'신과 나눈 이야기'
'무탄트 메세지' 라는 책에서 나오는 생각과도 그 본질을 같이하고 있다.(그 책들의 서평을 왜 쓰지 않냐고? 그건 내가 쓸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메세지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존재에 대해 생각하고 사색하다보면 나오는 결론일까.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나와 온 우주만물이 한 몸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여행을 가서 그런걸 느꼈다. 달려도 달려도 끝없는 호주의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양 옆으로 펼쳐지는 황야와 기름기 없는 목장들을 보면서 5만년 전부터 여기서 살아왔던, 신석기 시대부터 그 모양 그대로 살아왔다던 애보리진들을 생각했다. 그들의 몸이다. 상상할 수 없는 숫자의 원주민들이 여기서 태어나 살다가 이 물을 마시고 이 식물을 먹고 저 동물의 피를 마셨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여기서 흙이 되었다. 나도 그렇게 될 것이다.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사막을 침대 삼아 누워 우주의 자신의 존재의 합일을 느꼈을 그들을 생각했다. 그들은 우주만물이 자신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그냥 알고 있었다. 그냥. 저 별에서 호주의 한 지점에서 우주를 바라보고 있는 내가 보이는 것 같았다. 나는 우주에도 있고 여기에도 있고 또 어디에도 있을 수 있었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일 수 있으며 또 원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

절대겸손
우리 모두가 하나고 나는 우주의 일부이다. 이것은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깨닫는 선택의 문제다. 그들과 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자유다. 허나 나는 깨달아버렸다. 다시 나와 타자로 나눌 순 없다. 다시 나눈다면 내 용기가 부족한 것이다.

기독교적인 신앙의 테두리 안에서 이런 생각을 발전시킬 수 없다. 어떤 자극을 받지도 못한다. 기독교 안에서 나는 세상을 타자로 보고 그저 그 안에서 승리하고 성공하고 아니면 낮아지고 그런 태도를 견지해왔던 것 아닌가 한다. 지금 내게 기독교의 의의란 그저 나눔과 섬김의 삶을 실천하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 그것도 대단한 것이긴 하지만. 어쩌면 나의 기독교는 경계가 없는 기독교, 기독교가 아닌 기독교인 것인지도 모른다.


덧글

  • Aussie_Mel 2007/05/05 15:29 # 답글

    코멘트 달기엔 개인적인 이야기 같지만..
    제가 요즘 하는 고민이 종교를 가져야 하겠다 이라서.
    이런 종교 얘기를 읽다보면 꿈틀꿈틀 뭔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져요.
    아니 이야기를 하고 싶다기 보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져요..

    아주 어렸을 때 기독교를 잠시 접했다가 저에겐 너무 획일적이고 배타적이란
    느낌이 강해서 포기했었는데..
    더군다나 부모님은 지금은 완전히 불교 신자 (거의 민간 신앙에 가까운;;)시라서.
    그런데 여기 호주에서 혼자 살아가다 보니
    어떤 믿음이나 제 인생에 대한 지표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고.
    종교를 갖는 것이 제 삶에 어떤 목표나 의지를 심어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강하게 드는데...

    어떤 자세를 지녀야 할지.
    저처럼 의심이 많은 사람이 기독교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

    제가 개인적으로도 강한 의지를 지닌 사람이라면 종교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꿋꿋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여튼. 신앙을 갖아야 겠다는 생각에 자꾸 무게가 실리네요....
  • 오즈 2007/05/06 21:47 # 답글

    오지멜님/호주라는 곳이 타국 사람들에게는 영적인 장소가 될 수도 있더라구요. 뭔가 뜻이 있어서 님이 여기까지 오고 그런 생각에도 이르게 되었겠죠. 부딪혀보고 빠져보고 고민해보세요.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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