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에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하고 있을 때 호주의 빅토리아에서 산불이 크게 났었죠. Bush fire라고 하는데 불폭탄이 떨어지듯 했다고 해요. 한 마을의 반 이상이 죽은 곳도 있고 사상자가 호주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많았구요.
호주의 나라 정신 Value 중 중요한 것 하나가 동정, 공감이라는 뜻의 Compassion 이예요. 어떤 일이 터졌을 때 도우려는 손길들이 집중되는 수준이 세계의 최고수준이랍니다.
예를 들어 2004년에 남아시아에 쓰나미가 몰려와서 아체라는 곳에서는 20만명 이상이 죽고 그랬을 때 호주에서는 우리가 가장 가까운 데 사는 선진국이라는 이유로, 우리 집 앞마당에서 일어날 일이라는 이유로, 호주인들이 휴가를 자주 가는 곳이라는 이유로 그야말로 '미친듯이'기부를 하고 Appeal을 하더라고요. 미친 것 같다는 말은 그때 친하게 지내던 한국인 유학생이 한 말이예요. 언니, 호주 애들은 기부금 모으느라고 미친 것 같아요. 그러더라구요. 남 돕는데 너무 너무 열정적이라나요.
그러던 호주가 자기네 나라에서 이런 큰 일이 생겼으니 가만 있을 수 없었겠죠. 영국밴드 콜드플레이를 비롯해서 호주의 내로라 하는 밴드들을 모아 사운드 릴리프 라는 대규모 콘서트를 엽니다. 시드니와 멜번에서 8백만불 이상이 모인 대단한 공연이었죠.
저는 가고 싶었지만 워낙 시큰둥한 남편님 때문에 애들을 데리고 갈 수도 없고 해서 포기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던 거예요.
콜드플레이가 Fix You라는 노래를 연주하고 있는 도중에 크리스 마틴이 갑자기 스탠딩 구역으로 내려옵니다. 뛰어가며 팔을 저어서 날아가요. 곧 군중에 휩싸여 안보이게 되고 결국은 군중들이 들어올려서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깜짝 놀란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면서 다시 무대로 돌아오죠. 그동안 연주는 계속 되었고 사람들이 코러스로 노래를 끝냅니다. 보컬 부재 상태에서...
크리스는 상당히 안전함을 느꼈다고 해요. 관중들도 awesome 이었고 별 사고 없이 돌아왔죠. 유투브에 달란 덧글들에는 크리스의 용기를 칭찬하고 관중들의 수준을 칭찬하는 글이 많더군요. 호주인이라 자랑스럽다는 얘기까지.
호주인이 다 신사적인 것은 물론 아니구요. 저 공연이 워낙 남을 돕자는 공연이라, 봅겔도프의 라이브에이드에 흐르는 것 같은 정화된 기운이 흘렀던 것 확실한 것 같아요. 호주는 대단한 락 소비국이라 공영방송의 두개 채널이 하나는 클래식이고 하나는 락이죠. 제가 애용하는 두 채널...
우리의 옵화님은...언제 저런 퍼포가 가능할까요. 사실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고 워낙 돌발적인 행동을 크리스가 했으니 태지로서도 계획을 하고 할 수는 없을 텐데요. 워낙 치밀하신 우리 그 분은 이티피의 관객순방 정도가 그가 할 수 있는 최대의 탈선이 아닐까 싶어요. 그것도 정말 대단한 퍼포였죠. 그렇게 가까이 보게 될 줄 몰랐으니까. 아직도 내 앞을 지나가던 그의 눈부시게 하얗던 옆모습이 생각나네요. 사실은 그 모습 만 남고 다 뇌리에서 사라졌어...


덧글
날다 2009/05/16 22:43 # 답글
멋지네요. 태지였다면...전 태지의 안전보다는 갑자기 날벼락 맞은 듯이 압사당할 팬들 안전이 더 걱정되네요..ㅎㅎ
오즈 2009/05/18 18:08 #
내장파열은 일도 아닌 거지요...네...
2009/05/18 00:31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오즈 2009/05/18 18:08 #
아티스트들은 참으로 자제력이 강한 듯..
뜅 2009/05/21 02:53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오즈님^ ^저 태매의 nothing입니다(아.... 부끄럽..;;;;)
실은 오래 전부터 오즈님 블로그에 가끔 들르곤 했었는데(소리없이..ㅎㅎ)
글만 보고 나가는 게 오늘따라 왠지 걸려서요^^;
그동안 소리없이 글을 봐왔던 이유는 제가 관음증 환자는 아니구요;
워낙 쑥쓰럼을 많이 타는 인간이라서요..ㅎㅎ
콜드플레이 음악을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오즈님 글 읽고 나서 그 멜로디가 자꾸 생각나더라구요
그래서 fix you가 수록된 앨범을 피투에 넣어뒀다가
오늘밤에 나가서 산책을 하며 들었어요
와우.. 콜드플레이의 음악이 이렇게 좋았던 건가요?ㅎㅎ
앞으로 콜드플레이가 좋아질 것 같아요..(오즈님 덕분입니당~)
사실 오늘밤 그 산책에서 얻은 감흥의 힘으로
여기 와서 이렇게 커밍아웃 하고 있는 거구요~^ ^
오즈 2009/05/25 09:49 #
콜드플레이 음악은 기타 연주가 좋죠. 정신줄 놓게하지는 않는듯 해요. 안으로 침잠시킨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