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아침의 눈 감상 └태지의 음악

내 손을 잡아줘
난 매일 밤마다 어두운 물살 속으로 빨려 내려 흘러가던 꿈을 꾼 거야
가는 손목으로 그려낸 달콤한 향기
난 알아.



서태지의 운명은..
인생 초반에 모든 것을 다 가지게 된
기구한 운명이었지요.

젊었을 때 고생하다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상승해서
인생의 정점에서 조용히 물러나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사실은 얼마나 편하고 안정적인지요.

그러나 서태지는 만 20세의 나이로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죠.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영화를 만들어 낸 반지의 제왕의 감독 피터잭슨이 한 말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는 이제 내리막길 뿐이다'

이런 사람 많습니다.
특히 운동선수들 중에도 많고 롹스타들도 많고
호주의 수영선수 이안소프는 17세에 세계신기록을 몇개씩이나 경신했고
인생의 모든 것을 다 이룬 것처럼 보였죠.
24세에 은퇴를 했습니다. 남들은 이제 무언가를 시작해 보려하는 시간인데
인생의 초반에 클라이막스가 다 있었어요.
배우를 하겠다고 하다가 자선사업을 하기도 하죠.
부디 잘 살아주기만을 바랄뿐이예요. 인생이 너무너무 길거든요.

준비 안된 사람에게 로또가 흉기일 수 있는 것처럼
아직 어린 사람에게 갑작스런 부와 명예와 인기는 사실, 재앙같은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서태지는 어떻게 했나요.
24세에 은퇴했습니다. 그리고 더 강해진 모습으로 5년 뒤에 돌아왔죠.
그 은퇴기간은 자신에게 오로지 충실했던 기간, 그가 앞으로 음악을 계속 해 나갈 자신감을 쌓은 기간으로 보입니다.
그 후의 그의 행보는..우리가 알다시피 한번도 실망을 시킨 일 없는 행보였구요.
그에겐 처음 시작의 목적이 좋은 음악이었을 뿐이고 그 초심을 지금 현재도 지키고 있지요, 정말 자랑스럽게도.

근데. 팬들은...
전국민이 팬이었던 사람에게 팬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 숫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애초에 부여된 명제였어요.
그걸 알고 이미 2집때 너에게를 불렀죠. 이 명석한 사람.

이젠 그의 나이 37세. 그는 아침의 눈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는 줄어든 팬의 숫자로 우울해 할 사람은 아녜요.
오지 않은 팬보다 와 준 팬들과 잘 놀 줄 아는 진정 된 사람이죠.

그런데 아침의 눈은 지금 그의 옆에 있는 팬들에게 준다기 보다는
그와 함께한 순간을 아침의 눈이 녹는 것처럼  흘려 지나보낸 팬들에게 주는 노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요.
무뎌진 마음을 가지게 된 그들
거짓말도 배운 그들
눈물도 사라지는 그들

자신도 그렇게 될지 모르지만 그렇게 되면 딱 한번 울거라고 얘기해요.
오래오래 슬퍼할 거라고는 말하지 않네요.

그의 꿈은 악몽이네요. 어두운 물살 속으로 빨려 내려 흘러가는 꿈
밤마다 별 있는 하늘을 보고 소식을 전해듣는다고 생각했지
악몽을 꾸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어서 참 아프네요.
매일밤 악몽이지만
누군가 손을 잡아줘서, 가는 손으로 잡아줘서 일어나고는 해요.
그 손은 그 누구도 어떤 이도 아닌 음악의 손이라고 전 생각해요.

우리는 모두 한 때 사랑했던 누군가를 기억해야 해요.
적어도 눈이 녹는 비가 오는 날은
매년 첫번째 비가 오는 날은 그를 기억해야 해요.

아침의 눈을 듣고 있으면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마구 솟아올라요.
마치 예전에 응님이 말씀하신던 동산위의 백발의 서태지가 부를 만한 노래인 것 같아요.
인생을 관조하는 그가, 달관한 그가 부를 노래.

이 노래가 거리에 울려퍼져도
무뎌진 그들은 그게 자신들에게 향한 노래인지 모를테죠.
그저 일상을 걸어갈 뿐이겠죠.
서태지는 그 마음 그대로인데. 그 마음 그대로라니..세상에.. 18년인데 그 마음 그대로.
변한 건 그들인데...이 노래를 들으면서 서태지 어쩌구 하면서 지나쳐버리겠죠.

서태지는 연연하지 않아요.
그걸 알아요. 그는 이렇게밖에 이야기 안해요. 뮤직비디오조차 얼마나 신나게 찍었을까요.
탑과 뛰어오르기 하는 것 보세요. 난 알아. 그가 이렇게밖에는 절대로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 태지야, 널 어쩌면 좋니. 내가 널 어쩌면 좋아.







덧글

  • 아침의눈 2009/07/28 15:54 # 삭제 답글

    이번 앨범 들으면서 왠지 정말로

    은퇴할거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회상하는 듯한 느낌
  • 오즈 2009/07/28 21:14 #

    휴우~ 아니기를 바래야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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