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도 This is it 이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2주일 시한부 상영이더군요.
혼자 갈까 하다가 결국은 남편을 졸라서 낮에 시간을 내게 하고 막내딸과 셋이 갔습니다.
한국돈으로 만칠천원을 내고 보았군요. 둘이니까 삼만사천원입니다. 헉.
왜 마이클의 얼굴을 보는 순간부터 그렇게 슬펐을까요.
4살짜리 딸애가 옆에서 시작부터 지겨워해 달래야 하지 않았다면 아마 눈물을 계속 흘리면서 보았을 거예요.
남편한테 창피해서 아마 고개도 안돌리고 계속 있었겠죠.
The Show Must Go On
영화보는 내내 생각나는 것은 딴따라의 팔자 같은 거였어요.
다른말로 하면 쇼 제작자의 운명이라고나 할까.
자신의 인생이 엔터테인에 있는 사람. 그것으로 살아 있는 것을 느끼는 사람
무언가 계속 생산해야 하는 사람,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 그것을 받쳐줄 노력이 되는 사람.
수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는 사람. 영감을 주는 사람. 결국 뭔가를 이루는 사람.
너무 힘들어도 그것을 놓을 수 없는 사람. 10년이 지나도 다시 그리로 돌아오는 사람.
결국은 그것을 하다가 그 자리에서 쓰러져 명을 다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이 세상에 그렇게 많지는 않죠. 많은 예술가가 전부 다 쇼 제작자인 것도 아니고.
근데 마이클은 정말 전형적인 딴따라, 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믿는 하늘이 내신 사람같았어요.
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The show must go on이 말은 니콜키드만이 출연하는 물랭루즈라는 영화에 나오는 말인데
여배우가 피를 토하고 쓰러져도 쇼의 제작자는 저렇게 말하죠. 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어쩌면 배우의, 광대의, 딴따라의 팔자가 그런 건지도 모르죠.
영화 스쿨오브락에도 인상적인 대사가 나와요.
락을 하는 이유? 이런 걸 어린이들이 물었나 그래요. 그랬더니 잭블랙, 극중 임시교사가 대답하기를.
단 한번의 멋진공연GIg을 위해서! 라고 대답해요.
돈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세상에 인정을 받기 위해서도 아니고 여자를 꼬시기 위해서도 아니고
락커가 락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끝장내주는 공연을 하기 위해서라는 거예요.
한번이라도 말이죠. 한번이라도.
어쩌면 그 것이 저 위의 다른 이유를 전부 끌어다 주는 매개가 되는 걸지도 모르지만 말예요.ㅎㅎ
뮤지션은 공연으로 말합니다.
그냥 그거예요. 그게 인생이고. 그게 사는 이유고.
쇼와 쇼의 사이에 잠시의 휴식들이 있을 뿐이죠. 1년이건 4년이건 10년이건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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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은 장인이었어요.
자신의 몸을 놀리는 그를 보면서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어요.
긴장감이 흐르는 50세의 그의 몸
공연의 백댄서를 오디션할 때 거기 있는 사람이 말하죠.
마이클 잭슨 공연의 댄서는 마이클의 확장자extention라고.
그처럼 춤을 춰야 한다고.
합격한 사람들은 감격합니다. 꿈을 이루었다고.
마이클은 자신의 몸을 오랫동안 연주해 온 연주자였어요.
그 스킬은 10년 동안 공연을 하지 않았어도 녹슬지 않았더군요.
마치 손가락에 보험들어놓은 피아니스트처럼
무섭게도 자기관리를 해왔다는 게 눈이 보이더군요.
누군가의 기타연주가, 첼로연주가, 피아노 연주가 장인의 단계에 이른 것을 칭송해야 한다면
자신의 몸을 가지고 그 경지에 오른 그도 마땅히 칭송 받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역시..죽을 때 단지 50kg밖에 나가지 않았다는 차디찬 몸을 생각해보면
또 슬퍼져요. 그 악기와 연주자는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
아침에 시작하는 영화라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주로 관객이 누구였는지 아세요.
할머니들이었어요. 곱게 차려입으신 은발의 할머니들.
서로 재미있었다고 하면서 나오시는 분도 있었고
혼자 오셔서 완전 집중하셔서 제가 화장실 다녀올 때 다른 쪽으로 돌아가게 만드신 분도 있었어요.
마이클의 세대라는 이유만은 아니겠죠. 마이클이 호호백발인 것도 아니고
마이클 잭슨이기 때문이겠죠.
팝의 황제.King of Pop. 무슨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하겠어요. 그저 마이클이기 때문에 보러들 오신거라고 밖에는.
저는 ..
서태지를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를 썼어요.
떠오르면 막 우겨 넣었어요. 마이클에 집중하자 집중하자 싶어서.
그게 마이클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고
모든 것에 서태지를 떠올리는 서빠스러운 생활은 활동기 때에나 좀 하고...하는 생각도 들어서.
무엇을 보든 서태지 컨텍스트 제외하고 좀 그 자체로 보고 싶은 소망이 있어요.
양다리 팬 되는 것도 싫고 그저 순간순간에 충실하고 싶어서.
근데 잘됐냐구요. 아니요...
흐흐흐.
끝나고 크레딧 다 올라갈때까지 앉아있었는데
뭔가 또 나오고 또 나오고 그러더라구요.
할머니 두분이랑 같이 나오다가 계속 스크린을 쳐다보았네요.
떠나기 싫었어요.


덧글
atee 2009/11/08 10:53 # 삭제 답글
재밌었겠습니다. 저도 보려고 했는데 뭔가 또 바쁘다는 핑계에요.킹오팝!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