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문 시드니 상영회에 다녀와서 책,TV,영화 감상문

두개의 문 시드니 상영회에 가족과 함께 다녀왔다.

1. 이럴 줄 알았어.
내 이럴 줄 알았다. 이렇게 괴로울 줄 알았어. 예상대로 고문당하는 것 같았다.
말도 안되는 상황이 내가 잘 아는 장소에서 내가 잘 아는 언어로 나랑 비슷한 사람들에게 일어날 때
어떻게 할 수 없는 분노와 한숨이 동시에 나온다.
저게 말이 돼? 저게 말이 돼? 저게 진압이 가능해? 시너로 일어난 불이 저렇게 치솟는데 계속 물을 뿌려? 저 상황에 때려 넣어? 
그런 거다. 계속 이 의문과 분노의 연속.

2. 젊고 예쁘고 똑똑하다
홍지유 김일란 감독은 생각보다 젊고 생각보다 이쁘고 생각보다 말을 잘했다.
고민하는 내용-국가가 무엇인가, 개인의 인권을 위한 국가인가 생명을 위해 국가는 무엇을 어떤 권리와 의무를 위임받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맘에 들었으며 겸손하면서도 야무진 답변도 보기 좋았다.
진중권이 싸우고 있는 일베충 찌질이들과 비교가 안될 수 없었다. 대한민국은 다양하다...

3. 비겁하다
나는 비겁하다. 저런 거 못견뎌서 떠났는데 떠난 게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을 하루 종일 하고 있으면서도 떠났다는 이유로 일부러 접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창피하다
그래서 고문인거 알면서도 두눈 뜨고 봤다. 결국은 울어서 썬글라스 쓰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누가 이걸 보러오겠나 싶다. 내가 왔지만. 다들 이런 거 싫어 대한민국 등지고 살고 있는데 이런 상처의 한복판에 누가 용감하게 접근하겠나 싶다. 그러면서 또 비겁하다. 이게 뭐야, 헛소리다.

한국과 호주의 한인들이 아마 같이 고민할 수 있는 것은 인권일 거다. 국가를 위한 국가가 아니라 인권을 지키기 위한 체계로서의 국가.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 이제 쉬고 싶다. 하지만 내일 또 바쁘다. 감독들 바베큐 대접해야한다.

덧글

  • 2012/10/29 12:30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오즈 2012/10/29 14:16 #

    사실 굉장히 간결하고 사람 감정을 뒤흔들어 값싼 눈물따위 안나오게 자제되어 있는 훌륭한 다큐였어요.
    다만 제가 처해있는 상황이 좀 그런거죠. 비겁함을 상기시키게 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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