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아이들이 입학 전에 갖추어야 할 능력- 정서/감정 능력과 사회성... 육아,애 둘 키우는 좌절스토리


그동안 아이들 교육에 관한 글을 좀 써서 올리곤 했는데 
교육 관련으로 제일 처음에 썼던 초등학생 학부모를 위한 팁 글이 
일단 초등학교에 잘 적응한 아이와 부모를 위한 거였다면 
이번에는 학교에 보내기 전에 뭐가 중요한가 좀 수다를 떨어보려구요.


그동안 내년에 첫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님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두려움이 참 크시기도 하고... 
젊은 여성들이 여기 점점 많아져서 이런 유아들을 위한 정보를 많이 궁금해 하시는 것 같기도 하구요.


- 일단은 걱정하지 말란 말 드리고 싶어요. 

학교는 재미 있는 곳이고 (부모님 보시기에) 준비가 안된 아이들도 
너무나 재미 있게 지낼 수 있는 곳이 학교랍니다. 
호주에서는 자녀가 킨디(프렙) 때부터 초등 저학년에 재학중일 때가 
한 가족이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시간대가 아닌가 싶어요. 
엄마 아빠도 시간 나서 한숨 돌리고, 학교간 지역간 차이도 거의 안나고 
완전히 어린이들을 위한 양질의 프로그램이 호주 전역에서 성심을 다하는 선생님들에 의해 제공되니까요. 
루틴만 성립이 되면 일주일이 시계바늘처럼 맞춰 착착 돌아가고 방학 때는 또 가족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아이들도 머리가 좀 커서 말 잘들을 때기도 하구요.

- 학교를 더 많이 이용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미리 가지세요.

호주 학부모와 한인 학부모가 가장 다른 게 뭐냐하면 
우리 아이를 이미 완전 다 가르친 상태에서 완벽하게 해서 내놓겠다는 생각을 
한인 부모들이 심하게 하고 있다는 거예요. 특히 영어나 수학이요.
여러분, 우리 애들은 그거 다 할 줄 알아서 자랑하려고 가는 게 아니라
그거 배우러 학교 가는 거거든요...? 
일정 시간이 지났는데 애들이 못 배우면 그건 가정이나 아이의 책임이 아니라 학교의 책임입니다. 
학교와 선생님은 우리 아이를 가르치고 도우러 존재하는 거죠. 그걸 확실히 하셔야 합니다.
호주 아이들은 모르는 거, 확실하지 않은 거 있으면 손 번쩍 번쩍 들어 잘 물어보죠. 
그러나 한인들은 침묵한 채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하려 합니다. 
집에서 파닉스도 가르치고 숫자도 가르치고.. 
수업시간에 질문도 잘 안하죠, 모르는 걸 챙피해 하고. 
그렇게 준비시키지 말고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물어봐서 배우라고 선생님은 너 도와주려고 계시는 거야 라고 말씀해 주세요.


그럼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준비시켜야 하는 걸까요?



1. 정서적 능력 Emotional Skills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세요. 그런데 그것은 자만심이 아닙니다. 
집에서 주목만 받다가 학교에 가면 똑같은 색깔의 교복을 입은 30명 중의 하나일 뿐인 존재가 됩니다. 
자기가 제일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간 상처받을 수가 있어요.
많은 좌절을 겪을 거에요, 아마. 말도 안통하고 엄마도 보고 싶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키워주는 것이 부모가 해야할 첫번째 일이라고들 해요.
회복탄력성은 평생 가지고 갈 정서적 자산이고 이것만 있으면 어른들도 나쁘지 않은 삶을 영위할 수가 있어요.

근데 어떻게 회복탄력성을 키워주나요? 나도 그런 거 없는 것 같은데 ㅜㅜ
여기저기서 얘기하는 거 조금만 옮겨와 볼게요.

-문제를 해결해 주지 말고 방법을 가르치고 대신 풀어주는 일을 피해야 해요. 
레고를 해도 뜀박질을 해도 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아빠가 만들어주고 그러면 안돼요.ㅎㅎ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구요.

-자기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도록 해줍니다. 하나라도 잘하는 게 있고 칭찬을 받으면 아이들은 학교라는 큰 집단에 가서도 믿을 구석이 생겨요.

-부모가 너무 기대수준을 높이지 말고 알맞게 유지해야 합니다. 
너 이것도 못해 라고 야단치거나 옆집 애랑 비교하는 것은 절대 금물. 우리애가 영재는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하는 부모의 좌절은 혼자 속으로만 해주세요 ㅎㅎ.

-칭찬을 구체적으로 자주하고 가족과 함께 질적으로 좋은 시간을 보내구요.

-부모와 자식 간에 강한 연대감을 키웁니다.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부모는 일단 내 말을 듣고 내 편에 설 거라는 믿음을 주어야 아이들이 안정감있게 자랍니다.

-어려워 보이는 일이 있으면 미리 준비하도록 하고 수면, 식사, 공부, 운동의 균형잡힌 루틴을 세우고요.


개인적으로는 운동같은 걸 시도해서 실패를 안전한 환경에서 경험하게 해주는 게 가장 요긴했던 것 같아요.
경기에 지거나해서 아이가 실망했을 때도 "괜찮아" "할 수 없지 뭐." "다음에 또 해보면 되지 뭐."이런 거 같이 아이와 외웠어요.

그리고 이런 정서능력에 유머의 중요성은 정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아요.
같이 많이 웃어야 해요. 경기에 지고 그러면 아이 앞에 우스운 동작 같은 거 하거나 상대팀에 대한 유머를 귀여운 수준에서 하세요.ㅎㅎ 아이랑 킬킬댈 수 있을 정도로만. 
유머는 아빠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부분입니다.
영화 '원더'의 아빠면 100%죠. 세상에..... 
그 가족은 그런 중증 장애아를 가진 상황에서도 그렇게 정서적인 능력을 키워줄 수 있다니...정말 신성가족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아빠 없다구요? 엄마가 웃기면 됩니다. 
코미디 많이 보시고. 오늘도 내 아이를 웃기겠다라는 생각으로 매일 매일 시도해 보세요.



2. 사회성 Social Skills

여러분은 아이가 어떻게 학습을 한다고 생각하세요?
아이의 브레인이 지적인 욕구를 4-5세가 되면 방출할까요? 
물론 호기심은 왕성해지죠. 그러나 그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알파벳이나 숫자일 필요는 없거든요.

아이들은 사회적인 관계 안에서만 지적인 학습을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자기 이름 괴발새발 그리고 엄마에게 달려옵니다. 
오로지 칭찬을 받고 싶은 욕구, 자기가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웃는 걸 보고 싶은 욕구가 
유아 단계에서는 이런 추상적인 학습을 가능하게 합니다.

사회성이 없이는 지적인 학습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회성은 절대 혼자 저절로 습득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반드시 신경써서 가르쳐야 합니다.


아래는 사회성과 정서능력이 얼마나 발달됐는지 알아볼 수 있는 체크 리스트예요.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한번 훑어 보세요.


우리 아이는....

- 다른 아동과 같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 지시에 따를 수 있다.

- 혼자 뭔가를 하거나 놀 수 있다. work of play independently.

- 협동하며 놀 수 있다. play co-operatively.

- 공유하거나 자기 차례를 기다릴 수 있다.

- 규칙을 따르고 시간표를 지킬 수 있다.

- 부모/양육자와 기분좋게 헤어질 수 있다.

- 변화에 적응한다.

- 적당한 시간동안 뭔가에 몰두하거나 집중할 수 있다. able to sustain and engage for reasonable amounts of time.

- 적당한 시간 동안 다른데 신경이 팔리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들을 수 있다. (10분 정도)

- 도움을 청할 수 있다.

- 떼를 쓰거나 화를 내지 않고 실망이나 좌절을 조절할 수 있다. Manage disappointment and frustrations without a tantrum.



이 사회성이 우리 아이의 학교 생활을 성공으로 이끌 거의 유일한 열쇠라고 좀 과장 보태서 말씀드려요.
현재 친구가 없다고 사회성 없는 건 아니고 외동이라고 사회성 떨어지는 거 아니죠. 

하지만 형제자매 있다고 저절로 생기는 것도 아니니까 
반드시 신경 써서 발달이 되어 있는지 체크하셔야 할 것 같아요.

사회성만 가지고 학교에 가면 선생님들이 알아서 다 가르치실 거예요.ㅎㅎ
가르치는 것은 선생님들이 전문이거든요. 부모보다 낫죠. 







아이들을 굶길 수록 잘 먹게 되는 것처럼 지적인 학습도 마구 부어주지 마세요. 가능하지도 않아요.
제가 아는 분은 아이들이 한글을 너무나 배우고 싶어했는데 막판까지 묵혀두더라구요. 
오래 기다렸다가 가르쳐 줬는데 아이가 마구 마구 흡수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어요. 
알파벳도 마친가지죠. (가능하다면 한글자모를 미리 가르치는 게 제 생각에는 더 좋습니다.) 

아이들의 그룻에 3/4만 채워주세요. 또 먹고 싶도록. 

이렇게 큰 아이들이 킨디에 진학하면 뭔가 새로운 거 배울 생각에 아이들은 항상 내일이 기대가 될거예요. 



글이 너무 길어져서 나머지는 다음에 쓰려구요. 
질문 있으면 하셔도 되구요. 제가 답 다 모를 거 뻔하지만 미호에는 선배들이 많으니까요.
기다릴 분이 있을지, 재미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암튼.



(이 글의 뼈대가 되는 내용은 Achieving School Success 라는 Department of Family and Community Services가 발간한 자료 https://www.facs.nsw.gov.au/download?file=341358 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어요. 제가 아무말이나 한 거 아니거든요.ㅎㅎ 근데 영어로 되어 있다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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